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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성형의 역사 · 원문

코성형의 역사 ⑧ — 전쟁이 완성한 재건 성형, 해롤드 길리스

코원성형외과

코성형의 역사 ⑧ — 전쟁이 완성한 재건 성형, 해롤드 길리스

현대 성형외과가 하나의 전문 분야로 자리 잡은 계기는 1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참호전은 이전 전쟁과 양상이 달랐습니다. 몸은 참호 안에 있고 얼굴만 밖으로 나온 상태에서 총탄과 포탄 파편을 맞았습니다. 

솜 전투에서는 열흘 동안 2,000건의 안면 손상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출신의 영국 군의관 해롤드 길리스(1882~1960)는 안면 손상 전용 병동의 필요성을 설득해, 1917년 6월 런던 근교 시드컵에 병원을 엽니다. 

재건 수술만을 위해 세워진 최초의 병원이었고, 1,000개가 넘는 병상을 갖췄습니다. 1917년부터 1925년까지 5,000여 명에게 11,000건 이상의 수술이 시행됐습니다.

 

길리스가 고안한 대표적 기법이 '관상 피판(tubed pedicle)'입니다. 

가슴이나 이마의 피부를 떼어내되 한쪽을 붙여둔 채 관 모양으로 말아 올려, 혈류를 유지하면서 감염 위험을 낮추고 필요한 부위로 옮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원리를 보면 익숙하실 겁니다. 2편에서 이야기한 수슈루타의 피판과 같은 발상입니다. 2500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원리가 다른 형태로 다시 나타난 셈입니다.

 

기록에서 오래 남는 건 수술이 아닌 부분입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거울을 보지 못하게 했습니다. 병원 밖 벤치 일부는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보고 놀랄 수 있다는 표시였습니다.

 

길리스가 되돌리려 한 건 얼굴의 형태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상태, 그것이 목표였습니다.

 

지금 저는 미용 목적의 코성형을 주로 합니다. 

그런데 이 계보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늘 같은 지점에 도착합니다. 코를 다루는 기술의 뿌리는 언제나 아름다움이 아니라 회복이었다는 것.

 

 

수술로 무엇을 더할 수 있을까보다, 이 사람이 무엇을 되찾고 싶어 하는가를 먼저 묻게 되는 이유입니다.

 


 

 

  • Gillies HD. Plastic Surgery of the Face. 1920.

 

  • Gillies HD, Millard DR. The Principles and Art of Plastic Surgery. 1957. (솜 전투 안면 손상 수치, 관상 피판)
  • (이하 생략)

    본 글은 위 문헌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일부 역사적 서술은 자료에 따라 연대·세부가 다를 수 있고, 한계가 있어, 본문에 그 점을 함께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