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성형의 역사 · 원문
코성형의 역사 ⑤ — 안장코, 그리고 감추기 위해 시작된 코 보형물
코원성형외과
코성형의 역사 ⑤ — 안장코, 그리고 감추기 위해 시작된 코 보형물
1495년 유럽에서 처음 보고된 매독은 이후 수백 년간 사회를 흔들었습니다.
병이 3기까지 진행되면 콧대를 이루는 뼈와 연골이 무너져 내려앉는데, 이를 '안장코(saddle nose)'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게 외모의 변화로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무너진 콧대는 곧 "저 사람이 매독을 앓았다"는 표식으로 읽혔습니다.
다른 이유로 코가 내려앉은 사람까지 같은 시선을 받았습니다.
18세기 런던에는 코를 잃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노-노즈 클럽(No-nose club)'에 관한 풍자적 기록까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사람들은 코를 감추는 데 매달렸습니다.
은이나 금속으로 만든 인공 코를 얼굴에 걸고 다니는 방법이 쓰였습니다.
실제로 19세기 중반 매독으로 코를 잃은 여성이 사용했던 은제 인공 코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1900년경, 빈의 의사 게르주니(Gersuny)가 녹인 파라핀을 피부밑에 주사해 꺼진 콧대를 채우는 방법을 시작합니다.
당시 기록을 보면 30건을 시행하고도 사고가 없었다고 보고했고, 이 방법은 빠르게 유럽과 미국으로 퍼졌습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논문에도 이미 경고가 나옵니다.
파라핀의 녹는점이 체온보다 낮으면 림프관을 타고 흘러가고, 너무 단단하면 조직 괴사를 일으킨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주입한 파라핀이 눈꺼풀로 흘러 들어가 빼내지 못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이후 파라핀이 몸속에서 덩어리를 만들고 염증을 일으키는 '파라핀종'이 알려지면서 이 방법은 결국 폐기됩니다.
저는 이 대목을 자주 떠올립니다. 코에 무언가를 넣는다는 발상 자체는 100년이 훨씬 넘었지만, 그 100년의 대부분은 '무엇을 넣으면 안 되는가'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저희가 비교적 안전한 재료를 쓸 수 있는 건, 누군가가 먼저 그 대가를 치렀기 때문입니다. 재료를 고를 때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 Gersuny R. 파라핀 주입술 보고, 1900년경. (Miller의 후속 문헌에서 재인용)
- Glicenstein J. "The first 'fillers', vaseline and paraffin." Annales de Chirurgie Plastique Esthétique. 2007. (파라핀종 부작용 및 역사 서술 근거)
-
(이하 생략)
본 글은 위 문헌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일부 역사적 서술은 자료에 따라 연대·세부가 다를 수 있고, 한계가 있어, 본문에 그 점을 함께 밝힙니다.
